English version: What Elon Musk’s 2017 TED Talk Reveals About a Future Worth Building
2017년 TED 무대에서 일론 머스크는 지하 터널, 자율주행차, 전기트럭, 태양광 지붕, 기가팩토리, 재사용 로켓, 화성까지 거의 모든 프로젝트를 한 자리에서 설명했다.
각각만 보면 전혀 다른 사업처럼 보인다. 하지만 대담 전체를 따라가면 하나의 공통된 사고방식이 드러난다.
머스크가 미래를 바라보는 질문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해결하지 않으면 미래를 더 나쁘게 만드는 문제는 무엇인가”이고, 다른 하나는 “사람들이 미래를 기대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다.
이 두 질문을 함께 놓고 보면 터널부터 화성까지 이어지는 프로젝트들이 조금 다르게 보인다.
문제를 줄이는 기술과 가능성을 넓히는 기술
대담 초반의 교통 문제는 매우 현실적이다. 도시는 평면적으로 확장되는데 차량은 계속 늘어난다. 머스크는 이를 지하의 3차원 터널망으로 풀려고 한다.
테슬라의 전기차·배터리·태양광 사업은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이는 문제와 연결된다. 스페이스X는 더 긴 시간축에서 ‘인류가 하나의 행성에만 머물러도 되는가’라는 질문으로 확장된다.
여기까지는 모두 위험과 제약을 줄이는 방향이다.
하지만 대담 마지막에 머스크는 다른 기준을 하나 더 제시한다. 미래는 단지 문제가 적은 상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앞으로 일어날 일을 기대하게 만드는 무언가도 필요하다고 본다.
그래서 화성 프로젝트는 단순한 생존 전략으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미래에 대한 상상력과 기대를 만들어내는 프로젝트라는 의미도 함께 부여된다.
기술은 인프라이면서 동시에 미래에 대한 이야기다
기술을 평가할 때 우리는 보통 비용, 효율, 안전성, 시장성 같은 지표를 먼저 본다. 이 대담에서도 머스크는 터널 굴착 비용, 배터리 생산 규모, 자율주행 안전성, 로켓 재사용 비용을 계속 이야기한다.
그런데 최종적으로 제시하는 기준은 그보다 넓다.
기술이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뿐 아니라 사람들이 미래를 바라보는 방식에도 영향을 준다는 관점이다.
이렇게 보면 테슬라와 보링 컴퍼니, 스페이스X가 하나의 회사처럼 연결된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서로 다른 프로젝트들이 “미래의 제약을 줄이고 동시에 가능성의 범위를 넓힌다”는 하나의 사고방식 안에 놓여 있다는 뜻에 가깝다.
중요한 것은 이 대담이 2017년의 기록이라는 점이다
이 영상을 현재의 제품 현황표처럼 읽으면 안 된다.
대담에는 자율주행 일정, 터널 비용, 솔라 루프 보급, 배터리 생산 규모처럼 당시 시점을 기준으로 한 여러 전망이 포함되어 있다. 이런 발언은 2017년 당시의 주장과 계획으로 읽어야 한다.
특히 기술 창업자의 발언을 볼 때는 세 가지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 실제로 존재하는 문제에 대한 관찰
-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시한 기술적 방법
- 그 방법이 언제, 얼마나 빠르게 실현될지에 대한 예측
이 셋은 서로 다른 주장이다.
일정 예측이 빗나갔다고 해서 문제 정의까지 자동으로 틀리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문제 정의가 타당하다고 해서 제시된 해결책이나 일정이 자동으로 맞는 것도 아니다.
야심찬 기술 비전을 읽는 더 유용한 방법
그래서 이 대담을 다시 볼 때 가장 흥미로운 질문은 “2017년의 예측이 몇 개 맞았는가”만은 아니다.
오히려 “이 사람은 어떤 기준으로 문제를 선택하고 해결책을 연결했는가”를 보는 편이 더 많은 정보를 준다.
대담에서 반복되는 방식은 대략 이렇다.
- 미래를 제약하는 문제를 찾는다.
- 비용이나 물리적 한계를 바꿀 수 있는 기술적 경로를 찾는다.
- 해결책을 작은 개선이 아니라 대규모 시스템 변화로 확장한다.
- 실용적 문제 해결을 더 큰 미래의 이야기와 연결한다.
이 구조를 이해하면 지하 터널, 전기차, 태양광, 배터리, 재사용 로켓, 화성이 한 대담 안에 등장하는 이유도 이해하기 쉬워진다.
개별 프로젝트에 동의하느냐와는 별개로, 머스크가 제시한 미래관의 핵심은 비교적 선명하다.
진보란 나쁜 미래를 피하는 것만이 아니라, 사람들이 원할 수 있는 미래를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는 생각이다.
출처
- TED — Elon Musk: The future we’re building — and boring
- YouTube / TED — 전체 대담 영상